걸핏하면 끊기던 무제한 포켓 와이파이를 연장하지 않고 반납했더니
OTT뿐만 아니라, 블로그 기록에도 약간의 제한이 생겼다.
그래서 주에 한 번 정도는 카페에 가지 않을까 싶어서 글 하나에 한 주를 요약할 생각이었다.
큰 행정 업무를 처리한 후에는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었으니까.
이번 골든위크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는 이렇게 바쁜 일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밀린 글도 작성하고, 일본어 공부도 할 생각이었는데... 🤦🏻♀️
주말이 되어서야 온전히 내 시간이 생겼다.
- 4월 30일 (토)
본격적으로 골든위크를 즐기기 전에 밀린 글을 정리하려고 근처 카페로 나와서
샌드위치 세트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했다.
밀린 글을 정리하면서 다시금 느낀 건 진짜 밀리지 말자. 근데 이렇게 다짐해도 또 밀리겠지.
그래도 일본에 있는데, 마트에 파는 초밥 말고 가게에서 먹고 싶어서 찾아간 겐로쿠 스시!
회전초밥 그 느낌이 그리워서 일부러 찾아간 건데,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두 번은 안 갈 듯.
초밥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느낌은 없었고, 맛도 복불복이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생 상태도 나빴다.
다음에는 제대로 된 초밥집에서 맛있는 거 먹어야지. 😭
점심에 초밥에 맥주까지 마셨더니 배가 불러서 간단하게 파스타를 만들었다.
이번 소스보다 지난번 미트 소스가 훨씬 맛있다.
- 5월 1일 (일) - 음력 생일 🥳
우리 집이 조금 특이한 걸 수도 있는데, 양력 생일뿐만 아니라 음력 생일도 챙긴다.
그래서 주민등록상 생일인 양력이면 생일 미역국을 1년에 두 번 먹는다. 케이크도 물론 두 번.
근데 오늘 약속도 있고, 음력 생일일 뿐이니까 아침에 간단하게 미역국만 챙겨 먹었다.
올해 생일이 토요일이라, 그날은 백화점 가서 먹고 싶은 케이크 사 와야지! 🥰
전날까지도 만날까 말까 걱정했던 일본 친구와의 약속!
언어 교환을 하면서 알게 됐고, 만나서 같이 공부하잔 말에 약속을 잡긴 했지만 만나기 전까지 진짜 걱정했다.
이상한 낌새가 보인다 싶으면, 소리 지르고 도망가자. 그렇게 생각하고 만났는데, 생각보다 좋은 친구였다!
한국어를 꽤 잘하는 친구라서 내가 일본어를 거의 못 해도 괜찮았다. 그래서 더 편했을지도.
예전에 오코노미야키 만드는 걸 본 적도 없고 해 본 적도 없다고 했었는데,
그걸 기억이라도 했던 건지 점심으로 도톤보리 근처에 있던 오코노미야키 가게로 갔다.
오코노미야키 말고 몬자야키도 먹었는데, 둘 다 너무 맛있었다! 진짜 맥주 당기는 그런 맛! 😂
점심 먹고 카페에서 친구는 한국어, 나는 일본어를 공부하고 간단하게 저녁 먹으러 나왔다.
나오기 전에 찾았던 가게는 다시 확인해 보니까 휴일이어서, 근처에 있던 새마을 식당에 갔다.
한국에서도 옛날에 딱 한 번 가본 게 전부라 메뉴가 다른 건지 바뀐 건지 알 길이 없었다.
가장 무난한 연탄 불고기였나, 그거로 주문하고 김치부침개 추가했다.
가볍게 맥주 한잔할 거 같긴 했는데, 맥주 한 잔 마시더니 참이슬 시켜도 괜찮냐고 물어보는 친구.
아니, 일본 친구들 술 잘 못 하는 거 아니었나요? 😭 그렇게 소주 한 병 시켜서 사이좋게 나눠 마시고 나왔다.
지난번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그런지 글리코 상만 불이 안 켜졌었는데, 아예 어두워지니까 불이 켜져 있었다!
혼자 이 시간에 도톤보리는 조금 그래서, 혼자였다면 아마 못 봤을 듯. 친구 덕분에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5월 2일 (월)
원래는 일정이 없는 날이어서 방 청소하고, 일본어 공부를 할 생각이었다.
근데 어제 만났던 친구가 오늘 저녁 모임에 초대를 해줘서 다시 또 생각이 많아졌다.
그 와중에 큰 기대 없이 사 왔던 멜론 아이스크림인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점심은 지난번에 만들고 남았던 고기볶음에 달걀을 추가로 넣고 데웠다.
그리고 갑작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기꺼이 응해준 호스트한테 선물로 건네 줄 맥주도 샀다.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집에서 멀지 않기도 하고, 다른 집은 어떨까 궁금했다.
취미가 요리라고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사진은 없지만, 2차도 굉장했다.
게다가 이렇게까지 마신 건 진짜 거의 10년만인 듯.
여러모로 굉장한 곳이었고, 본의 아니게 신세를 져버렸다.
- 5월 3일 (화)
예상치 못한 과음으로 종일 해장하고, 잠을 잤다.
하필 그날이랑 겹치는 바람에 컨디션이 더 안 좋았던 것 같다.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었다!
- 5월 4일 (수)
간단하게 아침 먹고 약속 장소인 나카츠로 향했다.
오늘 만나는 친구는 한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친구라, 한국어를 굉장히 잘했다!
미리 맛집을 찾고 잡은 약속이라 조금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소바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도 몰랐고, 따뜻하고 기름진 소바가 이렇게 맛있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
디저트도 맛있었지만, 커피도 정말 맛있었던 곳인데 이름을 잊어버렸다.
친구가 먼저 가자고 얘기해줘서 정말 기뻤는데! 😂
여기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몇 시간을 얘기했는데, 한국어를 정말 잘해서 나도 모르게 말이 빨라졌던 거 같다.
얘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늦어져서 저녁도 같이 먹게 됐는데,
추천하는 스파이스 카레 가게는 오늘 휴일이어서 조금 먼 가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근데 그 가게는 재료 소진으로 오후 장사를 안 한다고... 😭
고민하다가 결국 조금 더 걸어서 텐마 역 근처의 삼겹살 가게로 갔다!
처음으로 하이볼도 마시고, 오랜만에 저 돌솥 같은 판에 삼겹살도 구웠다.
굽다가 손에 살짝 화상을 입긴 했지만, 좋은 친구랑 맛있는 거 먹고 얘기하니까 너무 즐거웠다!
- 5월 5일 (목)
원래 저녁 약속만 있는 날인데, 낮에 약속이 하나 더 생겼다.
지난번에 처음 만났던 친구가 오늘도 카페에서 같이 공부하자고 연락이 왔던 것.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고, 같이 공부하면 재미있어서 만나자고 했다.
저녁에 약속이 있으니까 그전까지만 같이 공부하기로!
약속 시간쯤에 같이 공부한 친구가 이따 친구한테 인사해도 괜찮냐고 해서 인사뿐이라면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일본인 두 명이 한국어로 통성명하는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이 약속도 우메다에 유명한 이자카야를 가기 위한 약속이었다. 유명한 곳이라 예약이 필요하다고 해서...
친구가 예약해 준 덕분에 편하게 바로 앉아서 먹고 마실 수 있었다. 맥주 두 잔뿐이긴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양이 많은 친구였는데, 내가 더 먹지 않아서 주문을 못 한 듯했다.
모처럼 예약까지 하고 우메다까지 왔을 텐데... 정말 미안했다. 😭
장소를 옮기긴 했지만, 술을 더 마시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카페에서 문 닫을 때까지 얘기했다.
- 5월 6일 (금)
원래라면 약속이 없어서 청소하고 장을 보면 되는 날이었는데, 점심 약속이 생겼다.
어제 헤어지기 전에 내일 뭐 하냐고 물어보길래, 아무 일도 없다고 했더니 같이 점심 먹자고 해서...
그렇게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근처 우동 맛집에서 먹기로 했다.
느지막이 만날 생각이었는데, 늦게 가면 줄 서야 한다는 말에 오픈 시간에 맞춰서 만났다.
그렇게 오픈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앞에 두 팀인가 세 팀이 있었고,
다 먹고 계산하고 나왔을 때는 밖에 줄이 정말 길었다. ㄷㄷ
양도 생각보다 많았고, 면이 정말 쫄깃했다. 게다가 튀김까지 완벽했다.
반숙 튀긴 게 이렇게까지 맛있을 일인가 싶은 정도? 튀김 추가로 주문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점심때 먹은 우동이 생각보다 양이 많았던 탓에 배가 너무 불러서 계속 걸었다.
나는 딱히 일정이 없어서 집에 가서 자면 됐지만, 친구가 피곤할 듯해서 걱정됐다.
그렇게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눈에 들어온 카페였는데, 솔직히 이 커피를 그 가격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카페 음료값이 분위기 값이라곤 하지만, 여긴 도를 지나쳤다. 커피가 아니라 숭늉이었다.
그래도 잠깐 한숨 돌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렇게 재충전하고, 다른 카페를 찾아 떠났다.
처음 보는 브랜드였는데, 그곳에선 내가 알던 그 진한 커피 같은 커피를 마신 느낌이라 그제야 살 거 같았다.
그렇게 그 카페에서 한참 수다를 떨다가, 차 주차했다는 곳까지 친구 데려다주고,
나는 장을 봐서 집에 돌아왔다.
냉장고에 있는 게 없어서 장을 봐 오긴 했지만,
뭘 만들어 먹기에는 귀찮기도 하고 배가 여전히 불러서 간단하게 계란밥으로 했다.
사실 골든위크 내내 집에만 있을 줄 알았는데, 하루 빼고 매일 밖에 나간 것 같다.
좋은 친구들을 만난 덕분에 연휴 내내 즐거웠고, 같이 시간을 보내준 친구들한테 정말 감사하다.
다음에 또 연이 닿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