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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입국 후 격리와 집 청소, 학기 준비로 교토의 벚꽃은 보지 못했지만,
오사카성의 벚꽃은 봤으니 절반은 성공한 걸까. 🤣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건 확실히 여행으로 왔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여행으로 왔을 때는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누려야(?) 하니,
먹는 것도 유명한 가게에서 외식하고, 언제 또 올지 모르니 쇼핑도 많이 했다.

근데, 유학을 온 지금 나에겐 1년, 오사카의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니 시간에 쫓겨 외식할 필요도, 당장 쇼핑을 많이 할 필요도 없다.
언제든 내가 먹고 싶을 때 가서 먹을 수 있고, 필요하면 가서 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마트에서 장 보는 게 하나의 즐거움이 됐다. 가끔 귀찮긴 하지만... 😂


한 달 생활하면서 딱 느낀 건, 내가 생각보다 일본 생활에 맞을지도 모르겠단 거?

재류 카드 주소 등록이나 통장 개설, 휴대전화 개통 등에서 큰 어려움이 없기도 했고,
지금까지 대놓고 차별당하거나 혐오를 당한 적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본 오기 전부터 일본의 일 처리가 느리고 답답하단 얘기를 많이 듣기도 했고,
예전 회사에서 일본 지사랑 일할 때 그런 부분을 직접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일본에 와서 느낀 건 생각보다 느리지 않고, 답답하지 않다는 거다.
( 물론, 주소 등록할 때 대기 시간과 번호표는 충격적이긴 했지만... 😭 )

어떤 일이든 정해진 규칙을 따르고 있고,
그 규칙을 따르면 어떤 일이든 생각보다 금방 해결이 됐고, 결과가 나왔다.
택배의 경우도 사람이 직접 받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만약 못 받았더라도 내가 가능한 시간에 맞춰 다시 배달을 요청할 수 있는 건 정말 편했다!

그래도 역시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역시 인터넷(데이터)인데,
건물에 들어왔다고 신호가 반토막이 나고, 지하라고 반토막이 나서 너무 어이가 없었다.
포켓 와이파이 대여할 때 후기를 보고 이런 부분을 미리 인지하긴 했지만,
직접 경험하니 더 어이가 없었고, 더 연장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최근에 반납했다.

포켓 와이파이 반납 후 povo에서 데이터를 사서 쓰고 있는데,
속도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끊기는 건 없다는 거다!
포켓 와이파이는 통화 중에 갑자기 신호가 끊겨서 답답할 때가 많았는데,
povo는 그런 건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아직은) 만족스럽다.

일본에 와서 많이 들은 얘기 중 하나가 자전거가 정말 많냐? 는 질문인데,
완전 많다! 진짜 많다! 괜히 자전거의 나라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킥라니가 있다면, 이 나라는 자라니가 정말 많다.

둘이서 타면 안 된다고 알고 있는데, 둘이서 타고 다니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타는 경우도 꽤 많다. 근데, 어떤 경우든 흔들림 없이 편안하다. 😱

지난번에 어떤 남자분이 뒤에 여자분 태우고 가는 걸 봤는데,
모 광고처럼 정말 흔들림 하나 없이 주행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근데, 그 이후에 어떤 아저씨가 한 손에는 야키소바, 한 손에는 젓가락 들고서는
야키소바를 드시면서 발로만 주행하는 걸 보곤 기절할 뻔했다.

무엇을 상상하든, 자전거에 한해서는 상상 그 이상인 나라인 건 분명하다.
여긴 할아버지도 한 손으로 음료 마시면서 자전거 타는 곳이니까.
그래도 일단 자동차든, 자전거든 신호를 지키긴 지키는데,
사람이 없고, 자동차가 없으면 자전거는 가로던 세로던 주행한다. 😭

일본에서 제일 자유로운 사람은 자전거를 탄 사람이 아닐까.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꽤 있어서 분명 2022년이지만,
응답하라 1988 같은 삶은 사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정도로 큰 문제에 직면한 적은 없다.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생활하게 되어 있다.
가끔 이런 건 비효율적이지 않나 싶을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지만,
확실하게 확인하는 느낌이 강해서, 일정 부분 내려놓으면 오히려 편할 때도 있다.

1년 중 이제 겨우 한 달이라, 어느 부분이든 단언하긴 어렵지만,
아직까진 나는 만족스러운 생활 중이다!

이 느낌 그대로 앞으로의 시간도 좋은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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